[巫鈴 단편]2009. 5. 5. 23:54

하루한컷연재하기 프로젝트(1cc)란?

하루 한컷 연재하기 프로젝트(1cc)는

콘티만 열심히 짜고, 스케치도 열심히 하고, 컷씬도 고민하지만 정작 원고는 엄두도 못내던 제가

 '회사다니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만화를 연재할 수는 없을까?' 를 고민하다가 고안한 방법입니다.

저는 현재 이 방법으로 단편'무령'을 연재중입니다.

 

보통 만화가들이 만화그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페이지 콘티짜기-> 전페이지 스케치 -> 전페이지 펜터치(혹은 컬러링)

 

하지만, 이방법은 각 단계의 목표점이 너무 높기때문에 성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며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일에 치여 피곤한 직장인들은....시도하기조차 겁나죠. 저거 언제 하나...싶기도 하구요...

저같은 경우도 가끔 원고에 쓸만한 장면을 연습삼아 그리는데 불과했습니다.

 

1cc는 이러한 3개의 길고 어려운 목표점 대신, 성공하기 쉽고, 빨리 성공할수 있는 작은 목표점을 여러개 두고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방식입니다.

바로 하루에 한컷씩 '완성'해나가는 거죠.

 

그게 바로 하루에 한컷씩 연재하기 1Cut Comic..즉, 1cc입니다.

1cc는 만화하루한컷 (1Cut Comic)의 약자일뿐만 아니라 1cc 물방울만큼의 작은 노력으로도 원고를 시작할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방법은 헌터헌터의 작가 토가시 유시히로의 콘티형태의 만화. 그리고 오늘의 네코무라상이라는 힌트를 얻었습니다.

현재 이방법은 저 스스로를 마루타삼아 진행되고 있으며, 경험이 쌓임에 따라 내용이 바뀔수 있습니다.

 

1cc 프로세스

기본적으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틀려질수 있을 겁니다.

 

프로젝트 시작하기 전 콘티는 2~4페이지 분량만 간단히 그려서 준비합니다.

스토리는 미리 머릿속에 넣어둡니다.

 

스스로를 세뇌합니다.

나는 하루에 한컷씩 연재하는 만화가다~ 나는 하루에 한컷씩 연재하는 만화가다~~

나는 하루에 한컷씩 연재하는 토가시다~~ 그러니까 콘티수준의 컷을 연재해도 유저는 알아볼꺼다~~

그러니까 어찌됐든 난 하루에 한컷씩만 연재하면 된다아아~~~~~

 

준비된 콘티부터, 하루에 컷 1컷씩 그려서 블로그 등에 올립니다.

그날이 '마감'이라는 생각으로 진행하되, 마무리의 부담은 버립니다.

그날로 그 컷은 '마감'이므로 다음날까지 끌고가지 않습니다.

다음날은 다음날 컷완성을 진행합니다.

만약 완성이 덜 되었다면?? 한데까지 정리해서 올립니다.

완성이 안되서 찝찝하다구요? 괜찮습니다. 헌터헌터 작가도 점프에 그렇게 연재하는걸요?

나중에 단행본 낼때..아니아니 시간날때 정리해주면 됩니다.

중요한 건 하루라도 펑크를 내지 않는 거죠.

정 시간이 없다면, 대충 얼굴만 알아볼수 있는 콘티수준이라도 그려서 올립니다.

그러면, 대략 아래처럼 원고와 스케치가 뒤섞인 페이지가 탄생합니다.

어때요? 완성도는 낮지만 충분히 무슨 이야긴지 읽을 수 있죠??

또한, 컷작업이 빨리 완료되어 시간이 남아도 다음날 껄 땡겨서 진행하진 않습니다.

더 하면, 내일 쉴수 있지 않느냐..할수도 있지만...그러다보면 언젠간 지쳐 제풀에 나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아, 어제 2컷했으니...오늘은 쉴까? 라던지...걍 내일 2컷하고 오늘 쉬자...라던지....)

 대신 남는 시간에 지금까지의 원고를 보강하거나,짜여진 콘티를 보강하거나, 인물성격을더 고민하거나..자료를 정리합니다.

하루한컷 방식은 기존 방식에 비해 콘티가 취약할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콘티보강은 원고 보강보다 더더욱 필수입니다.

 

시간이 넉넉한 주말 역시 1컷을 진행합니다.

대신 널널하게 남는 시간에 이전에 완성못했던 컷들을 완성하고

전체 레이아웃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콘티가 끝났다면 다음주 콘티도 준비합니다.

 

하루에 한컷씩이면 한달이면 30컷. 1년이면 365컷입니다.

한페이지에 5컷씩이면 한달이면 6장 분량을 그릴수 있고, 1년이면 70장 가량 그릴수 있지요. 왠만한 단편 2개는 그려낼수 있는 분량입니다.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현재 자신이 얼마나 되는 원고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껍니다.

저는 지난 10년동안 단지 20여페이지 단편 1개만을 완성했습니다. 회사다니는 4년동안은 원고 1장도 없지요.OTL..

하지만, 현재 1cc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최소한 1장분량은 넘게 원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단 일주일만에 말이죠.

10년동안 20페이지와 1주일만에 1페이지. 어느게 더 많은 분량인지는 쉽게 알수 있을 겁니다.

 

거기 당신!! 나는 회사다니느라 바빠서 원고를 못해 슬퍼..는 변명일 뿐입니다!!!

오늘부터 한컷씩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1CC는 이러분께 권해드립니다.

야, 네X버 웹툰들 진짜 못그리지 않냐? 스토리도 구리고....

내가 진짜 끝내주는 스토리도 생각해둔거 있고, 퀄리티도 저것들 쩜쪄먹을 퀄리티로 그려낼수 있는데

아씨, 회사다니니까(혹은 학교갔다오면) 원고할 시간이 없네...

그렇다고 회사때려치고 만화그릴수도 없고... 에이....

 

야야, 우리 함께 각자 원고해서 동인지 한번 내자!! 알았지?? 화이팅!!

(1년뒤...) 야야, 우리 함께 각자 원고해서 동인지 한번 내자!! 알았지?? 화이팅!!

(2년뒤...) 야야, 우리 올해는 꼭 각자 원고해서 동인지 한번 내자!! 알았지?? 화이팅!!

(3년뒤...) 우리 언젠간 동인지 한번 내야 될텐데.....

(4년뒤...) ......잘 살지?? 회사는 잘 돌아가냐??

 

이 방법의 장점

큰 준비 없이 원고를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말이죠.

원고하는게 재미있습니다. 하루 하루 완성된 컷을 올리기 때문에 내 원고가 완성되는 걸 바로바로 확인하며 뿌듯해할수 있습니다.

목적없는

연출공부에 도움이됩니다. 흘러가는 한컷씩 확인하면서 다음컷을 고민할 시간이 많아집니다.

 

이 방법의 단점

매일매일 마감의 압박에 시달립니다.

퇴근후 놀시간이 없습니다. ㄷㄷㄷㄷ;;; 컷 그리고 레이아웃 정리하다보면 잘 시간입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각 컷의 퀄리티가 달라집니다.

틀려도 고치기 힘들어집니다. 마감시간 때문이죠;;;

 

하루 한컷 연재하기 FAQ

Q.이방식으로 연재하는 만화작가가 더 있나요?

A.국내에는 아마 저 혼자일껍니다(...)

일본쪽에는 블로그에 1컷씩 연재하시는 분들이 꽤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Q.저는 하루에 30분밖에 그릴 시간이 없어요. 한컷 못그릴것 같은데 그럼 주말에 빡시게 해야 하나요???

A.아뇨!! 제 방식은 저에게 최적화된 프로세스일뿐 딱 저대로 하란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하루에 부담없는 정해진 양'을 작업해서 올리는거죠.

원하신다면 콘티/스케치/펜터치/컬러링 등으로 나누셔서 작업하셔도 무방합니다.

 

프로세스 만들기 위해 참고한 것들

 

토가시 유시히로의 콘티형 연재

토가시 유시히로는 연재분을 대충 그려넣기로 유명합니다. 뭐, 그 고약한 스타일은 둘째치고라도...

그런 원고가 왜 독자들에게 읽혀질수 있는 걸까요???

 

오늘의 네코무라상

오늘의 네코무라상은 블로그에 연재되는 만화입니다. 다른 일기형 만화나, 일주일에 한번씩 연재되는 연재물와 달리

하루에 한컷씩 진행하는 연재물입니다. 그림체는 단순하고, 한 컷당 그다지 노력도 들어가지 않아보이는 이 작품은

벌써 번역되어 한국에까지 알려졌습니다.

쉽잖아요?? 하루에 한컷 그리기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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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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